밤의 도서관 (양장) 강주헌, 알베르토 망구엘(Alberto Manguel) | 세종서적 | 20110530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 더 보기 | 관련 테마보기 |
내 방의 벽에 붙은 책꽂이들이 마치 저절로 채워지는 듯한 모습을, 손에 땀을 쥐고 부들부들 떨면서 밤마다 지켜보던 젊은 시절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마침내 책꽂이에는 빈 공간이 전혀 남지 않게 되었다. 바닥과 구석, 침대 밑, 책상 위 등 내 주변 어디에서나 책들이 점점 높이 쌓여가며 공간을 부생식물 숲으로 바꿔놓았는데, 숲에서 뻗어나온 줄기는 나까지 몰아낼 지경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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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의 힘은 정보를 수집해서 정리하고 목록화하는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눈으로 읽은 것을 해석하고 관련지어 생각해서 변형시키는 재능에 있다. ... 지식은 텍스트로부터 되살려내 다시 경험으로 승화시킨 경험, 요컨대 독자 자신이 속한 세계만이 아니라 바깥 세계에까지 보여주는 언어에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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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변 세계를 글로 표현하고, 미래의 독서가를 위해 그 글을 꾸준히 보존하는 한 도서관은 살아남아 계속 존재할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것이 글로 쓰였고, 앞으로도 많은 것이 계속 글로 쓰일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리석은 존재라 할지라도 우리에게 깨달음의 기회를 주는 이 작은 기적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책이 우리 고통을 덜어주지 못할 수도 있다. 책이 우리를 악에서 보호해주지 못할 수도 있다. 책을 읽어도 우리는 무엇이 좋은 것이고,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지 모를 수 있다. 책이 죽음이라는 공통된 운명에서 우리를 지켜주지 못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책은 우리에게 무수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변화의 가능성, 깨달음의 가능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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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누군가의 블로그 글에서 책 소개가 나와서 흥미로운 주제가 있어서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하고 두었던 책 중에 하나였다. 주제는 자기만의 도서관 만들기. 책의 시작부분은 저자가 직접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서 준비했던 과정이 나온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기의 도서관을 만들게 된 계기나 어떻게 만들었는가에 대한 내용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책을 점점 읽어 가면서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문구들의 출처들을 보면서 엄청나 독서 목록들이 나옴에 놀라게 되었다. 서양 사람이라서 서양의 문화, 텍스트만 나오는게 아니라 동양 문학에 대해서도 깊은 지식을 가진게 보인다. 중국 진나라 말기 초한 두 나라의 전쟁에서 초나라 진영에 들렸던 노래소리에 유래된 사면초가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예를 드는거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동양, 불교 문학 그리고, 일본, 한국 문학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보면 저자는 풍부한 독서가 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또 단순히 책만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라 작가라서 그런지 현란한 문체가 많이 보이는데, 번역하신 분도 매끄럽게 잘 하신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생각이나 철학에 동감도 하고 반항도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나름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도서관이나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서인지 쉽게 마음에 와닿지은 않는 부분이 많았다. 번역체처럼 이상한 글들은 아니지만 한번 읽고 쉽게 이해되는 글들이 아닌게 많이 보이는데, 은유나 예를 많이 드는 문학작가의 글이라고 생각하면서 오랜만에 읽기 힘든 책을 만났지만 끝까지 읽게 되었다.
나도 언젠가는 내가 보았던, 모아두었던 책들을 가지고 도서관을 만드는 생각도 좋은 아이디어 인거 같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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